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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심리학

디지털심리학으로 보는 '좋아요'의 중독성

by 더인포월드 2025.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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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반응에 집착하게 되었는가?

현대인은 하루에도 수십 번, SNS 속 자신을 바라본다.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고, 그 아래에 달리는 '좋아요’의 수치를 확인한다. 우리는 그것이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알면서도 멈추지 못한다. 왜일까? 인간은 원초적으로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존재다. 심리학자 알프레드 애들러는 인간의 모든 행동은 ‘열등감 극복’과 ‘소속감 추구’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SNS 속 ‘좋아요’는 바로 그 두 가지 욕구를 가장 간편하게 충족시켜주는 버튼이다. '좋아요’를 많이 받으면, 나의 존재가 누군가에게 긍정되었다는 착각을 한다. 반대로 '좋아요’가 적게 달리면, 내가 틀렸거나 실패했다는 감각을 갖게 된다. 이 반복된 패턴은 자아 정체성을 타인의 반응에 위임하는 결과를 낳는다. 자기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타인의 클릭을 기다리는 삶. 그것은 내가 중심이 아닌, 세상이 중심인 삶이다.

 

도파민 루프에 빠진 뇌의 이야기

우리는 왜 자꾸만 확인하고 또 확인할까?
내 게시물에 '좋아요’가 몇 개인지, DM이 왔는지, 댓글이 달렸는지. 그건 단순한 습관이 아니다. 뇌가 중독되었기 때문이다. 미국 몬트리올 신경과학연구소 연구에 따르면, SNS 사용 중 '좋아요’를 받을 때 뇌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한다. 이 도파민은 쾌감을 유발하며, 도박이나 마약과 같은 자극에서도 분비된다. 더 무서운 것은 SNS 플랫폼들이 이러한 뇌의 보상 시스템을 이용해 ‘변칙적 보상(Intermittent Rewards)’을 설계해놨다는 것이다. 이는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을 때 보상이 주어지는 패턴으로, 중독성을 극대화한다. 즉, 우리는 '좋아요’가 언제, 얼마나 달릴지 모르기 때문에 계속해서 확인하고, 반응이 없으면 불안해지고,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한다. 결국 내 감정은 타인의 반응에 감금되고, SNS 알고리즘은 우리의 뇌를 사로잡는다.

 

미디어심리학

'좋아요'가 만든 가짜 자아와 진짜 나의 충돌

"좋아요가 많이 달릴 만한 사진만 골라 올려야 해."
"이거 올리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반응 없으면 삭제해야지…"

이 말들은 많은 SNS 사용자들이 무의식적으로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이는 모두 외부 반응에 맞춰 '가짜 자아’를 연출하는 과정이다. 심리학자 칼 로저스는 '조건적 자존감(conditional self-worth)’이라는 개념을 통해, 외부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때만 자신을 가치 있게 여기는 사람들은 불안과 자기혐오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SNS는 우리가 조건부 자존감에 빠지도록 설계된 공간이다. 우리는 점점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보다, 남들이 좋아할 것에 더 집중하게 된다. 이때 진짜 나와 가짜 나의 간극은 점점 벌어지고, 그 틈은 우울, 공허, 무기력으로 채워진다. '좋아요’를 받기 위해 나는 내가 아닌 ‘그들’이 원하는 내가 된다. 그 순간, 나는 더 이상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된다.

 

디지털 자존감 회복법

그럼 우리는 어떻게 '좋아요’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정답은 "좋아요를 끊어내는 것”이 아니라, "좋아요 없이도 괜찮은 나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한 실질적인 심리 훈련 방법은 다음과 같다.

좋아요 무시 훈련

게시물을 올리고 24시간 동안 확인하지 않는다.
처음엔 불안하겠지만, 그 감정을 인식하고 흘려보내는 연습이 중요하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반응 없이도 내가 나로서 존재할 수 있다는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

SNS 디톡스 데이 만들기

일주일 중 하루는 SNS 앱을 삭제하거나 로그아웃한 채 하루를 보낸다.
처음엔 심심하겠지만, 점점 마음이 편해지고 시간의 주도권이 내게 돌아오는 걸 느낄 수 있다.

'진짜 나’ 콘텐츠 만들기

좋아요를 받을 수 있을지 고민하지 말고, 진짜 내가 느낀 것을 그대로 적어본다.
반응이 없어도 괜찮다. 중요한 건 나의 진심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내적 기준 만들기

외부 반응이 아닌, 내가 설정한 기준으로 하루를 평가해보자.
예: "오늘 진심을 말했는가?", "오늘 나를 지지했는가?”, "오늘을 후회하지 않는가?”

이러한 훈련은 시간이 걸리지만, 진짜 자존감을 회복하는 데 결정적인 힘이 된다. 이제 우리는 타인의 손끝이 아닌, 내 안의 기준으로 나를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반응에 의존하지 않아도 괜찮은 존재

'좋아요’는 결코 나의 전부가 아니다.
반응이 없다고 해서 내가 틀린 것도, 실패한 것도 아니다.

너무 많이 보여주는 세상에서
너무 많이 비교하며
너무 많이 흔들려왔다면

이제는 멈춰도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은 충분히 가치 있는 존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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