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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심리학

SNS에서 내가 더 부족한 사람처럼 느껴지는 이유

by 더인포월드 2025.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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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심리학

과장된 일상, 왜곡된 현실

SNS는 기본적으로 '타인의 삶을 관찰하는 무대'다. 그러나 우리가 보는 그 무대는 진실된 현실이 아니다. 아름답게 보정된 사진, 계획적으로 연출된 순간들, 성공적인 결과물만이 업로드된다. 아무도 이별의 상처, 스트레스로 엉망이 된 하루, 경제적인 불안정을 카메라에 담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타인의 삶을 볼 때 '완벽한 삶의 정수'만을 보고, 그것을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삶'과 비교하게 된다. 이 과정은 비교 심리를 자극하고, 무의식적으로 자존감을 갉아먹는다.

실제로 심리학에서는 이를 '상향 비교(upward comparison)'라고 부른다. 자신보다 나아 보이는 사람과 비교하며 열등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 현상은 자극을 많이 받을수록 심해지는데, SNS처럼 하루에도 수십 명의 성공적인 모습을 접하는 플랫폼은 상향 비교가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환경이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점점 자신의 삶을 초라하게 느끼고, 실제보다 자신을 '더 부족한 사람'으로 인식하게 된다.

 

 

SNS의 인정 욕구 중독

현대인은 SNS에서 '인정받는 감각'에 쉽게 중독된다. 좋아요의 개수, 댓글의 반응, 공유의 횟수는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다. 이 숫자들은 점차 '내가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인지'를 재는 척도처럼 기능하기 시작한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자신을 과하게 꾸미고, 남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고민하게 된다. 사진을 열 장 넘게 찍고, 그중 가장 '완벽한' 장면만을 올리는 것도 그 예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식사를 하거나 여행을 가는 행위조차도 'SNS에 올릴 거리'로 소비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은 자기 자신에 대한 기준을 외부에 넘기게 만든다. 좋아요가 많으면 '나는 괜찮은 사람', 적으면 '나는 하찮은 사람'이라는 왜곡된 인식이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은 인정 욕구는 사람을 점점 더 SNS에 의존하게 만들고, 실생활에서의 자존감을 해치게 된다. 결국, '내가 누구인가'보다 '타인이 어떻게 보느냐'가 더 중요해지고, 이것이 반복되면 진짜 나의 감정과 욕구는 점점 희미해진다.

 

 

타인의 성취에 지치는 나

하루에도 수십 번, 우리는 수많은 타인의 성취를 본다. 성공적인 창업 스토리, 다이어트 성공 후기, 외국에서 잘 사는 이민자의 일상, 하루 3시간 자고도 일 잘하는 자기관리의 아이콘. 처음에는 이 모든 것이 자극이 되고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너무 자주, 너무 많은 사람의 '최고의 순간'만을 계속 본다는 것이다. 이런 정보 과잉은 우리의 뇌에 피로감을 준다. 한두 명의 성공은 "나도 할 수 있어!"라고 생각하게 만들 수 있지만, 수십 명의 성공은 "왜 나만 못하지?"라는 생각으로 바뀐다. 이는 디지털 번아웃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다. '계속 비교하면서도, 그 비교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상태'. 더불어 SNS는 언제든지 열 수 있는 공간이기에, 우리의 뇌는 끊임없이 비교 피로에 노출된다. 그리고 그 피로는 곧 자기혐오로 이어진다. "나는 왜 저들처럼 살지 못할까?", "나는 뭐 하나 제대로 못하나?"라는 부정적인 내면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점차 현실에서의 성취조차 무가치하게 느껴진다. 결국, SNS는 자극이 아닌 '자책의 도구'가 되는 것이다.

 

 

정체성을 잃는 시대

SNS는 본래 소통의 수단이었지만, 이제는 '평가의 공간'으로 변질됐다. 우리는 자신의 일상, 취향,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기보다는 '이게 괜찮을까?', '사람들이 좋아할까?'를 먼저 고민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SNS에 올리는 나의 모습은 점점 '진짜 나'와 멀어진다. 남들이 보기 좋은 이미지, 사회적으로 성공한 모습, 화려하고 즐거운 라이프스타일을 연출하는 것이 일상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아의 분열이 생긴다. 온라인상의 나는 늘 밝고 활기차지만, 현실의 나는 불안하고 외롭고 지쳐있다. 이 간극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며, 진짜 나를 인정하지 못하게 만든다. 타인의 시선에 최적화된 가짜 자아는 결국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삶의 방향을 잃게 만든다. 더 나아가, 우리는 스스로 선택한다고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타인의 기준에 맞춰 살게 된다. "저 사람은 이렇게 사니까 나도 그래야겠지", "이게 요즘 트렌드니까 나도 따라가야겠지." 이 모든 사고는 내면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니다. 결국, 우리는 끊임없이 남을 따라가며도 한 번도 '나 자신'에 대해서 진지하게 질문하지 않게 된다.

미디어심리학

 

SNS 속 비교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걸음

'나는 부족한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SNS를 통해 끊임없이 던지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러나 이 질문은 대부분 왜곡된 정보와 비교 심리에서 비롯된 감정이다. 타인의 삶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완벽하지 않고, 우리 자신이 느끼는 결핍은 진짜 부족함이 아닌 '보이지 않는 피로'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봐야 할 것은 타인의 결과물이 아니라, 내 삶의 과정이다. 누군가는 빠르게 성공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느리게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갈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그 속도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만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냈는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내가 무엇에 의미를 두고 있는지—그것이 진짜 '나'를 말해준다.

SNS는 유용한 도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감정을 흔드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렇기에 때때로 휴식이 필요하다. 디지털 디톡스는 단순히 스마트폰을 멀리하는 행위가 아니라,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되찾는 연습이다. 그 시간 동안 우리는 '내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다시 질문할 수 있게 된다.

 

당신은 이미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고, 부족하지 않다. 지금 느끼는 불안과 비교는 이 시대가 만들어낸 일시적인 착각일 수 있다. 그러니 오늘은 타인의 삶을 스크롤하기보다, 당신의 삶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하루가 되기를. 비교보다 중요한 건, 성장이고 그 성장은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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